사랑이 어려운 우리에게, 500일의 썸머가 주는 메시지

오늘은 영화리뷰는 2010년 개봉한 미국 로맨스 영화 500일의 썸머입니다.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많은 사람에게 지금까지도 회자하는 이유는 두 주인공 중 누구를 더 이해하냐는 주제로 논쟁하기에 좋은 소재이기 때문입니다.
영화 포스터에 “우리는 모두 썸머와 사귄 적이 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데 이 영화를 본 많은 남성 관객들이 이 문구에 크게 공감했다는 후기도 많았습니다.
줄거리
연애를 잘 모르는 운명론자 순수 청년 톰이 있습니다. 톰은 언젠가 자신과 정말 딱 맞는 운명의 상대가 나타날 것을 기대하는 어쩌면 금사빠 기질이 보이는 카드 문구 제작 회사 직원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에 새롭게 오게 된 사장님의 비서 썸머를 보고 한눈에 반하게 됩니다. 그녀를 자신의 운명 상대라고 생각하는 톰은 속으로 그녀를 좋아하지만 잘 표현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톰은 썸머와 단둘이 엘리베이터를 타게 되고, 톰의 헤드셋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안다며 먼저 말을 걸어주는 썸머 덕분에 대화하게 됩니다.
그 이후 둘의 관계가 급속도로 발전하고 데이트도 합니다. 시간이 지나고 톰이 그들이 과연 어떤 관계인지 썸머에게 물어봅니다. 썸머는 톰과 본인이 그저 친한 친구 사이일 뿐이라며 진지한 관계는 싫다고 합니다. 톰은 그런 썸머를 받아들이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헤어지자고 할 때마다 속이 상해하기도 합니다.
500일간 그런 사이로 지낸 톰과 썸머는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잦은 다툼 끝에 결국 헤어지게 됩니다. 이별 후에 썸머와 톰이 우연히 어느 공원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데 그곳에서 썸머는 자신이 결혼하게 되었다며 남편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말을 해줍니다.
후기
500일의 썸머라는 영화를 보면 관객의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뉩니다. 썸머는 나쁜 사람이다 혹은 썸머가 왜 그랬는지 이해한다는 견해입니다. 톰에게 먼저 말을 걸고 다가온 건 썸머인데 여느 연인처럼 데이트도 하고 스킨십도 하면서 막상 관계를 정의하지 않는 썸머가 어장관리가 아니냐는 의견입니다.
저도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그렇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순수한 톰이 혼자 마음을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제가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보이는 모습과 동일한 거 같아서 감정이입이 되면서 썸머가 나쁜 여자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조금 더 객관적인 시야에서 다시 관람했을 때 썸머의 입장이 이해되었습니다. 톰은 썸머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관심을 갖기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선물하고 그저 자신의 마음을 썸머에게 표현하기 급급했습니다. 하지만 썸머가 원했던 건 그녀가 톰에게 표현했던 것처럼 그녀가 좋아하는 건 무엇이고 어떤 걸 하고 싶어 하는지에 대한 관심이었습니다.
실제로 톰과 헤어진 썸머가 다시 톰을 찾아와 자신이 결혼하게 되었다며 남편에 대해 이야기를 해줍니다. 자기 남편은 썸머가 무슨 노래를 듣는지 궁금해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해줍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남편과 톰의 차이를 느꼈습니다.
이 둘의 사랑이 이어지지 않은 건 어느 한쪽에게 잘못이 있다기보다 썸머와 톰의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달랐다고 생각합니다. 썸머는 톰이 건축물에 관심이 있다고 하자 자기 팔을 내어주며 여기에 그림을 그려달라고도 합니다. 썸머는 톰이 좋아하는 것을 같이 해보려고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면서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는데 톰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죠.
개인적인 후기
영화 끝에 톰은 썸머와 헤어지고 새로운 회사에서 어텀이라는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어텀이라는 사람에게 톰이 용기 내 먼저 말을 걸 때 사랑도 노력이라는 깨달음을 얻는 톰의 모습이 나옵니다.
새로운 여성의 이름을 어텀이라고 지은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여름(썸머)이 지나가면 가을(어텀)이 오듯이 첫 연애를 실패로 보낸 톰이 어텀을 만나 성장한 모습을 보며 저 자신도 생각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연애가 어려운 분들이라면 꼭 한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